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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영화, 애니로 끝없는 ‘재탄생’…현대의 고전된 ‘기생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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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진주꽃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4-04-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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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수가 절반으로 준다면 얼마나 많은 숲이 살아남을까. 인간이 100분의 1로 준다면 쏟아내는 독도 100분의 1이 될까.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고.
    우주에서 지구로 날아온 기생생물이 인간들의 몸을 빼앗고 인간 사회를 위협한다. 이와아키 히토시가 1988년부터 1995년까지 연재한 만화 <기생수>는 ‘현대의 고전’이라고 부를 만하다. 첫 연재 이후 30년이 넘게 흘렀지만 애니메이션, 영화, 스핀오프(번외편) 만화로 활발하게 변주됐다. 넷플릭스는 오는 5일 <기생수>가 원작인 한국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이하 더 그레이)를 공개한다. 일본 영화 <기생수> 파트 1·2는 각각 10일과 17일 극장 개봉 10주년을 기념해 재개봉한다.
    <더 그레이>는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영화 <부산행>, 드라마 <지옥>으로 유명한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원작 만화 <기생수>에서 정체불명의 기생생물이 인간의 몸을 지배한다는 설정만 가져오고 캐릭터와 줄거리를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 원작 <기생수>의 주인공은 남자 고교생 신이치였지만 <더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그레이>의 주인공은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여자 직원 정수인(전소니)이다. 신이치의 기생생물 ‘오른쪽이’가 활동할 때 신이치는 의식을 유지하지만, 정수인의 기생생물 ‘하이디’가 활동하면 정수인은 의식을 잃는다.
    일본에서 제작한 2004년 애니메이션과 2014~2015년 영화는 원작의 줄거리를 비교적 충실하게 따랐다. 애니메이션 <기생수>는 캐릭터와 설정을 장르에 맞게 적절히 변형해 건조한 원작보다 감성적인 연출로 풀어냈다. 영화 <기생수>는 전투 액션을 CG(컴퓨터그래픽)로 실감나게 재현해 일본 최고의 실사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만화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로, 국경을 넘어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기생수>가 창작자와 대중들에게 사랑받아온 비결은 뭘까.
    이와아키는 질박하면서도 사실적인 특유의 그림체로 하드보일드하고 잔혹한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비인간의 세계를 그렸다. 외계 생명체가 인간의 몸을 빼앗는 이야기는 1955년 미국 작가 잭 피니가 SF소설 <바디 스내처>를 통해 처음 내놓았다. 이후의 많은 작품들이 이같은 ‘신체 강탈자’ 아이디어를 차용했고 <기생수> 역시 이를 기반으로 한다. 언뜻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이와아키는 인간 존재를 비인간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주제로 발전시켰다. ‘자연 보호’ 수준의 납작한 감상을 넘어 다층적인 고민거리를 던진다.
    만화 <기생수>에서 기생생물 ‘오른쪽이’는 인간에게 공감하지 않고 순수하게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존재다. 오른쪽이는 자신을 ‘악마’라고 욕하는 주인공 신이치를 냉정하게 질타한다. 신이치, ‘악마’라는 것을 책에서 찾아봤는데, 그것에 가장 가까운 생물은 역시 인간으로 판단된다. 인간은 거의 모든 종류의 생물을 잡아먹지만, 내 ‘동족’들이 먹는 것은 고작 한 두 종류야. 훨씬 간소하지.
    이와아키는 <기생수> 단행본에 실린 ‘독자와의 대담’에서 작품의 주인공이란 보통 인간이 흔히 갈 수 없는 곳을 여행하는 여행자라고 생각한다. 신이치와 비인간의 세계를 여행해 달라. 인간에게서 멀리 떠나 보면 반대로 인간이라는 것을 잘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성상민 대중문화평론가는 <기생수>는 80년대 유행한 호러 장르의 영향을 받았지만 사회성을 부여해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라며 기생수의 존재로 기생수보다 더 잔인한 인간의 문제들을 드러내 곱씹을 만한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드라마 <더 그레이>(1~3회)의 완성도는 기대에 못 미쳤다. 저마다의 강렬한 서사와 주제를 가졌던 원작의 캐릭터와 달리 주요 캐릭터들의 입체감이 부족했다. 주인공 정수인을 비롯해 조직폭력배 설강우(구교환), 기생생물 대응팀장 최준경(이정현) 등 주요 캐릭터들의 인상은 밋밋했고 행동의 개연성도 충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다음 장면이 충분히 예상될 만큼 전형적인 전개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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